‘중장년’이라는 단어에는 이중적인 감정이 담겨 있다. 한편으론 경험과 내공을 뜻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고용에서 멀어지는 나이로 여겨지기도 한다. '정년연장'은 이슈인데, 정작 많은 중장년은 정년까지 일하지 못하고 조기 퇴직을 맞이한다. 실제로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중장년층(50대 이상)의 실업률과 장기 구직자 비율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많은 중장년들이 퇴직 후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전직 지원’이라는 제도조차 실질적인 대안이 되지 못하는 현실 앞에서 무력감을 느끼지만, 중장년을 위한 직업교육이나 맞춤형 일자리 정책은 아직도 충분하지 않다. 그래서인지 서울시가 중장년층을 위한 포럼을 연다는 소식에 자연스레 눈길이 갔다. 이번 서울시 포럼을 통해 ‘중장년 일자리’가 왜 중요한지, 그리고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고민해볼 수 있었다. 퇴직이 아닌 '이직', 실업이 아닌 '전환'이라는 관점이 절실한 시점에서 포럼 후기를 몇 자 적어 본다.
[단독] 40대 眞과장 재취업 ‘쩔쩔’ 50대 朴부장보다 찬밥이네. 매일경제
ㅣ주요 발표 요약
① 기조강연: 인구변화의 노동시장 충격과 서울시 정책(이철희 교수)
초고령화 시대, 중장년의 고용은 단순히 경제 이슈가 아니라 기본권 보장의 문제.
일자리는 ‘사회적 고립’을 막는 연결고리, 정부는 사회적 효용성 기준으로 일자리 창출 고민해야.
특히, 숙련 고령자의 전환형 일자리(예: 안전관리, 후배 훈련 등)를 공공이 매개해주어야 한다는 주장 인상 깊었음.
2021~2031년까지의 인구변화로 인해 20~34세 청년층의 노동공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 특히, 고학력 청년이 많이 진출하는 분야(교육, 복지, 의료, 연구개발)와 저학력 청년이 주력인 산업(운송, 유통, 단순 제조) 모두에서 일손 부족이 심각해질 것으로 예측되어 전략적인 직업훈련, 이민정책, 고령자 재고용 및 AI/자동화 대체 전략 등이 동시에 요구됨.
② 2025 서울시 일자리 수요조사(조태준 교수)
나이 들수록 근거리, 기존 경력직 선호
여성은 새로운 일에 대한 수용성이 높은 반면, 관리직에 대한 기대치는 남성보다 현저히 낮음
60대 이상도 건강보험 등 최소한의 사회보장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
중장년 일자리는 단순노무만이 아닌, 범용직·기술직 수요도 상당
③ 기업이 원하는 중장년 역량(정흥준 교수)
기업은 기술·AI 역량 있는 중장년을 원함
하지만, 실제 직업훈련은 매우 낙후돼 있음
정책적 공백 속에서, 중장년 맞춤형 훈련과 기업 연계의 필요성 강조
④ 서울시 중장년 일자리 생태계 구축 로드맵(최영섭 교수)
중장년 대상 일자리는 보조금·인턴십 중심, 예산 투입은 되지만 지속성 부족
중앙정부 일자리 예산은 오히려 축소되는 현실…서울시 차원의 전략적 대응 필요
중장년 일자리 정책이 ‘생애 전환기 경력 재설계’ 위한 맞춤형 직업교육과 사회참여 기회 보장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
⑤ 서울시50+재단 ‘중장년취업사관학교’ 방향(강소랑 팀장)
단순 매칭 아닌 커리어 포지셔닝부터 역량 진단
학습자 보장 기반(Learner Guarantee) 도입 제안
기술교육을 기반으로 탐색반-정규반 나누어 기업 연계형 훈련 커리큘럼 설계
💬 지정토론: 권혁 교수(고려대)
“일은 권리이자 존엄의 수단”, 연령에 따른 일자리 차별은 근본적으로 개선되어야
일하는 방식과 시간의 유연성, 사회적 생산성 중심의 일자리 필요
수평적 조직문화가 중장년의 노동 참여 확대에 핵심 역할
ㅣ인상 깊었던 몇 가지 포인트
서울시민 98%가 서울 근무 선호, 반면 제주도 OK 응답도 꽤 많음
60대도 ‘건강보험은 포기 못 해’ → 사회보장 인프라 중요성 확인
4대보험 중에서도 건강보험은 거의 생존의 영역
관리직을 희망하는 여성 비율이 남성의 절반 이하라는 사실이 마음에 걸림 → 여성 스스로 경력의 한계를 인지하게 되는 문화도 문제
ㅣ마무리하며
이번 포럼을 통해 중장년 고용정책은 단순한 노동시장 미스매치의 해소가 아니라, ‘인간 존엄과 노동의 연결’을 회복하는 과정임을 다시 한 번 느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건 “정년까지 일하는 사람이 20%에 불과하다”는 지적이었다. 실제로 많은 중장년은 퇴직 후 재취업에 큰 장벽을 느끼고, 이전 경력과는 전혀 다른 영역에서 단기·비정규직으로 일하게 된다. 이는 개인의 자존감을 낮출 뿐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도 경험과 지식이 단절되는 큰 손실인 것이다.
그래서 ‘중장년 대상 직업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야 한다. 단순한 기술 습득을 넘어, 생애 전환에 맞는 탐색과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여, 인생 2막을 준비하는 기술뿐만 아니라, 다시 삶을 설계하고 연결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훈련은 곧 존엄 회복의 기회이며, 국가와 지방정부는 이러한 과정을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 누구든 늦지 않게 다시 시작할 수 있어야 훈련과 교육은 그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서울시의 ‘중장년 취업사관학교’가 그런 역할을 해줄 수 있길, 또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기대해 본다. 이번 포럼을 통해 느낀 건 단 하나다. "지금, 이들에게 필요한 건 은퇴가 아니라 ‘전환’이다."
"중장년을 위한 교육은 은퇴가 아닌, 전환을 위한 투자다."
ㅣ출처
서울특별시, 서울시50플러스재단. (2025.9.23). 서울시 중장년 정책포럼 2025 (2nd)[포럼 자료].